'아프간 재파병'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08/11/18 파병철회네트워크 '지나치게 친절한' 한나라당과 조선일보
  2. 2008/11/10 파병철회네트워크 빈 깡통과 같은 '파병 성과'
  3. 2008/10/08 파병철회네트워크 자이툰 철군의 마지막 변수는 역시 미국
  4. 2008/09/02 파병철회네트워크 일본도 피랍사태로 아프간 파병 포기
  5. 2008/08/15 파병철회네트워크 아프간 경찰파견 재추진 가능성 있다
  6. 2008/08/12 파병철회네트워크 미국 요구는 "총들고 아프간 와달라"
  7. 2008/08/06 파병철회네트워크 아프간 파병 두고 엇갈린 발언
  8. 2008/08/03 파병철회네트워크 파병철회네트워크 주간동향 7호
  9. 2008/05/10 파병철회네트워크 아프간 재파병과 이명박 정부의 말장난
  10. 2008/04/24 파병철회네트워크 '미국' 경제살리기에 나서는 경제대통령 이명박

미국 대선이 '부시의 패배, 오바마의 당선'으로 끝나고, 전 세계가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말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이 땅에는 불치병만큼이나 끈질긴 친미 사대주의가 아직도 뿌리뽑히지 못한 채 남아 있습니다. 대선 결과가 나오자마자 "한미 FTA를 우리가 먼저 비준해야 한다"고 도리어 목소리를 높이는 자들이 생기더니, 곧이어 아프간 파병 의사를 밝히는 자들도 나타난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지 하루 또는 이틀만에 '아프간 파병'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6일 KBS 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이규원입니다'에 출연한 한나라당 박진 의원(현재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서는 한미간에 그동안 이야기를 쭉 해왔고 중동지역에서의 평화 안정을 위해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어떠한 역할도 미국은 환영한다"며 한국의 아프간 전쟁 참여를 시사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꼭 전투병 파병이나 군인 파병이 아니더라도 ...(중략)... 이제 우리의 국익도 고려해가면서 미국과 같이 평화 안정을 위해서 함께 기여할 수 있는 그런 방안들을 도출해 내야 할것"이라는 것입니다. 이미 올 초에 경찰 파견이 거론된 적이 있음을 감안할 때 박진 의원의 발언은 상당히 위험하게 들립니다. 

7일에는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이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전화인터뷰를 통해 "아직은 (파병요청이) 거론된 상태는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해외 파병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도 있고 아프간의 연이은 상황도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검토를 한 다음에 정상절차를 밟아야겠다"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황진하 의원은 그간 파병 문제가 이슈가 되지 않을 때에도 틈틈이 "필요하면 갈 수도 있다"며 아프간 파병을 긍정적으로 언급했던 인물입니다.
 
향후 미국이 한국에 아프간 파병을 요구해올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 오바마 측에서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한나라당 의원들이 굳이 먼저 나서서 파병에 불을 지피려는 모습은 참 유별나 보입니다.

조선일보도 11월 7일자 사설 <한미동맹 격상과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통해 이 문제를 따로 언급하는 '성의'를 보여주었습니다. 사설을 읽어보면 아프간 파병을 해야 한다는 직접적인 언급만 없을 뿐, 오바마가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계속 강조하면서 한국도 기여해야 한다고 적극 부추기는 내용입니다. 특히 끝부분에서 "한미 21세기 글로벌 전략 동맹이란 말에는 그에 걸맞은 책임도 떠안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면서 "아프가니스탄 지원문제는 한미 동맹의 미래, 국익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응해 나가야 할 사안이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아프간 파병을 이야기하는 한나라당 몇몇 의원들의 발언과 조선일보의 논조가 비슷한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요? 그들은 왜 미국에 대해서만 지나친 친절과 성의를 아끼지 않는 걸까요?

2008/11/18 23:05 2008/11/18 23:05

지난 6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이 외국어대학교 중동아프리카학과의 서정민 교수와 인터뷰했던 내용이 노컷뉴스 기사로 소개되었습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자이툰부대 파병 성과? 글쎄요" (2008/11/06 노컷뉴스)

자이툰부대 철군을 알리는 단순보도라든가 국방부 보도자료를 베낀 듯한 보도는 많지만 이 인터뷰는 파병 전반에 대해 짚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돋보입니다. 서정민 교수는 기본적으로 한미동맹을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를 노출하긴 했지만, 자이툰부대 파병의 여러 가지 모순을 지적하면서 파병을 주장했던 친미세력의 논리를 반박했습니다.

인터뷰 내용에서 몇 가지를 간추려 소개합니다.

1. 미군이 이라크에서 대부분(또는 상당수) 철수한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장기주둔을 염두에 두고 주둔군지위협상까지 벌이고 있다.

2. 이라크 중앙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는 상당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쿠르드자치정부와 맺은 유전개발계약이 중앙정부의 인정을 받기는 당분간 어렵다.

3. 전쟁의 피해를 거의 입지 않은 이라크 북부 쿠르드 지역에 평화와 재건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군을 파병했던 것은 설득력이 없다.

4. 경제적인 측면에서 정부는 향후 기업진출로 인한 이익을 강조했지만 사실상 자이툰부대 주둔 이후로는 정부가 한국 기업이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것을 억제해왔다.

5. 오바마 당선자가 이라크 주둔 병력을 아프간으로 돌릴 경우 미국이 한국 정부에 아프간 재파병을 요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08/11/10 22:24 2008/11/10 22:24

부당한 집단해고 등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YTN이 지난 9월말 <철수 앞둔 자이툰...미국 대선이 변수>라는 제목으로 예리한 보도를 했습니다. 국방부의 철군방침 발표를 받아쓰기하는 데 그친 다른 언론과 차별되는 모습입니다.

YTN 보도는 얼마 전 국방부가 자이툰부대 완전 철군을 공식 발표했고, 자이툰부대는 "물품 파악에 나서는 등 사실상 철군 준비"에 돌입했으며, "아르빌 현지에서도 연내 철군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임에도 아직은 미국 대선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고 지적합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매케인은 이라크에서 '완전 승리 후 철군'(도대체 이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을 주장하고 있고, 따라서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미국은 한국에 자이툰부대 주둔 연장을 요청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현재 실패론이 확산되고 있는 아프간 전쟁에 한국군을 파병하라는 요구는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습니다. 도무지 평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한미군사동맹의 성격상 자이툰부대의 완전철군과 아프간 재파병 요구가 오묘하게 맞물릴지도 모르지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미국은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되든 한국에 파병압력을 넣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오바마 선거캠프에서 아시아 쪽을 맡고 있는 프랭크 자누지 미 상원의원은 지난 2일 "오바마 후보가 당선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과 한국에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기여를 배가해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만하면 상당히 분명한 의사표시라 할 수 있지요.

YTN의 보도가 돋보이는 이유는 (의도했든 안 했든) 군사주권 부재의 현실을 정확히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명목상 파병의 주체인 한국 국방부가 자이툰부대 연내 완전철군을 발표했는데도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이유가 미국 대선 때문이라는 것... 자이툰부대원들이 물품 파악 등 철군 준비를 마쳤다 해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한마디면 상황이 뒤집힐 수 있다는 것... 결국 파병 문제의 본질이자 가장 중요한 변수는 미국이라는 것!

이라크 주둔 5년째. 그만큼 오래 파병했는데도 철군을 앞둔 마지막 순간까지 미국 눈치를 이리저리 살펴야 하는 한국의 식민지적 현실에 신물이 납니다.  

철수 앞둔 자이툰...미국 대선이 변수(YTN 보도, 2008/09/29, 동영상 있음)

2008/10/08 23:27 2008/10/08 23:27

일년 전 한국이 겪었던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와 비슷한 일이 얼마 전 일본에서 일어났습니다.

주요 언론 보도에 의하면 아프간에서 농업 지원활동을 하던 일본인이 납치된 뒤 살해됐다고 합니다. 그러나 탈레반 측의 입장은 다릅니다. 탈레반은 사망자가 아프가니스탄 정부군과 총격전 중에 숨졌다며 아프간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은 추방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일본은 현재 아프간에 파병하고 있지는 않지만 해상자위대가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 함대에 연료를 보급하고 있으며, 급유와 관련된 법이 내년 1월에 만료되는 까닭에 지속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또한 일본은 자위대 파견을 전제로 지난 6월 아프간에 조사단을 보내 대형 헬기와 C130 수송기를 이용한 수송활동 가능성을 검토해 왔습니다.  

29일 도쿄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결국 아프간에 자위대를 파견하려던 계획을 포기했습니다. 아마도 일본 국민들의 파병반대 여론에 정부가 부담을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좌우간 이번 일본인 사망사태를 통해 보다 명백해진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아프간에서는 군사활동을 하지 않는 NGO요원이냐, 총을 든 군인이냐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전투가 벌어지며 침략군의 폭격에 의해 무더기 사망자가 발생하는 아프간 땅에 발을 들여놓은 외국인은 무조건 적으로 간주됩니다.

그런 점에서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놓은 아프간 피랍 및 사망사건은 남의 일이 아닙니다. 한국 정부가 아프간에 파견한 PRT(지방재건팀)는 비록 소수(18명)라고는 하나 미군 PRT와 함께 움직이며 미군의 이익에 부합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피랍사태를 겪은 이후 동의부대와 다산부대는 돌아왔지만 그 이후에 파견된 한국인 PRT는 동의부대가 운영하던 병원 시설을 그대로 인수해서 운영합니다. 어느 모로 보나 아프간 파병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입니다.

불행한 사태는 어느 때든 예고없이 닥칠 수 있으며, 노인과 어린이까지 침략군에 몰살당하는 아프간 땅에서 선의와 자비란 기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미국이 요구했다는 아프간 재파병을 단호하게 거절하고 PRT도 남김없이 철수시키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 하겠습니다.

2008/09/02 21:56 2008/09/02 21:56
미국이 아프간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요구한 것이 무엇인가를 놓고 진실게임이 벌어지는 가운데, 아프간 경찰 파견도 그 중 하나라는 관측이 있습니다.

아프간 경찰 파견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미국이 줄곧 요구해 왔던 것이기도 합니다. 지난 4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제1차 한미정상회담 이후 이명박 정부는 이미 "아프간 경찰훈련 참여 검토"가 포함된 '한미정상회담 후속조치'를 발표하고, 경찰 10여명을 아프간 현지의 미국 경찰훈련대에 합류시킨다는 방침을 정한 사실이 있습니다. 군이 아닌 경찰을 보내는 것이므로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며 머리를 굴리기도 했지요. 그러나 굴욕적인 쇠고기 협상에 분개한 국민들이 들고일어나자 아프간 파병 역시 한미간의 다른 군사현안들과 함께 벽에 부딪쳐 있었던 겁니다.

그러므로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금 아프간 경찰 파견을 요구했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미군이 아프간에 주둔할 경찰 훈련요원이 부족하다고 부쩍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7월 22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보안부대 훈련 임무를 맡고 있는 미국 훈련팀 지휘관 로버트 코운 소장은 "아프간 '국립경찰부대' 창설을 위해서는 훈련 교관 2천300여명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세력을 재규합한 탈레반의 공세가 날이 갈수록 강화되기 때문이겠지요. 미국 국방부 역시 이라크 주둔 병력을 빼내 아프가니스탄으로 이동시키는 전략에 적극적입니다.

현재 외교부, 국방부, 한나라당에서는 말을 이리저리 바꾸고 돌려가며 아프간 경찰 파견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명박의 핵심 측근인 조해진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6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독도문제가 대두됐을 때 부시 대통령이 빨리 매듭지어 준 것 같이, 우리도 함께 도움이 되는 동맹이 되도록 해야 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아프간에 경찰이든 군인이든 파견하고 유지하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이명박 정부는 국민을 상대로 '시간벌기'를 해 가며 파병을 추진할 생각인 것 같습니다. 자주적인 입장은 고사하고 아무런 외교적 해결책도 없이 시간벌기를 유일한 전략으로 삼는 정부가 한심할 따름입니다. 
2008/08/15 10:03 2008/08/15 10:03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했다고 부시가 밝힌 '비전투적 지원(noncombat help)'의 내용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제 이명박 정부의 거짓말이나 오역 소동은 놀랍지도 않습니다.) PRT 확대, 경찰 훈련요원 파견, 재정 지원 등이 그것입니다.

10일 연합뉴스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은 우리 정부에 아프간 PRT(지방재건팀 또는 지역재건팀) 요원의 확대 파견을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한국이 파견한 PRT 인력(18명)을 무려 200~300여명 규모로 증원해 달라는 요구라고 합니다. 더욱이 미국은 한국이 1개 지역을 독자적으로 담당해줄 것을 희망하는데, 1개 지역의 PRT에는 경찰, 의료, 건설, 교육 요원 뿐 아니라 이들의 신변보호 임무를 맡게 될 군 경계병력도 포함되기 때문에 결국에는 총을 들고 아프간에 와달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이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의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이 왜 일어났는지 대략 짐작이 갑니다. 이명박은 한미정상회담에서 아프간 파병 논의가 있었다거나 합의가 있었다고 할 경우 제2의 광우병쇠고기 파동이 일어날 것을 걱정하고 있었지요. 그래서 PRT가 파병이 아니라고 빡빡 우겨야 할 입장이었기 때문에 단호히 "파병 논의는 없었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런데 부시 입장에서는 대규모 PRT든 경찰 파견이든 모두 '파병'이라는 범위에 속한다고 보았으므로 기자회견에서 "파병 논의는 없었다"고 정리되는 상황은 곤란했을 겁니다. 뻔히 함께 논의해놓고 이명박이 공개석상에서 부정하니까 기가 막혔을 수도 있겠지요.

기실 이번 회담은 미국이 (한국군의) 파병에 얼마나 다급했는지를 알게 하는 자리였습니다. 지난번 글에서 언급한 대로 백악관 대변인은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조차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한국이 더 많이 기여했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지요. 부시 또한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의 모두발언에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신흥 민주주의 국가에 대해 한국이 기여한 바에 감사한다. 특히 레바논에 350명을 파병해줘서 감사를 표시했다"는 말로 압박 아닌 압박을 가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이 작년에 그런 일을 겪고도 또다시 200~300여명 규모의 대규모 인력을 아프간에 파병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이야기입니까? 미국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강요에 이어 이번에도 한국 국민의 생명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요구를 들이민 것입니다. 언론에서 아프간 파병 문제를 제2의 '뇌관'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납득이 가고도 남습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美, PRT요원 확대 파견 재차 희망한듯"

2008/08/12 22:45 2008/08/12 22:45

뜨거운 햇살 아래 열린 이명박-부시의 기자회견.

기자들이 아프가니스탄 파병문제에 대해 질문하자 부시는 "마치 미국 언론인들 같다"고 경박한 웃음을 터뜨립니다.

부시가 웃자 이명박도 덩달아 히죽 웃으며 여유만만하게 대답합니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부시 대통령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논의는 없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부시는 잠시 이명박을 쳐다보더니 귀에 꽂고 있던 이어폰을 빼면서 단호하게 "논의했습니다"(We discussed it)라고 말합니다.

이쯤되면 기자들은 직감적으로 기사거리가 되겠구나 하고 알아차립니다. 이명박은 뭐라고 중얼거리는데 잘 들리지 않고, 부시가 다음과 같이 부연설명을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국이 아프가니스탄에 기여한 데 대해 감사드렸습니다. 유일하게 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말씀드린 것은 비군사지원이라고 말씀드립니다. 비군사지원을 함으로써 (한국이) 신생 민주주의 국가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국과의 관계를 강조하다 못해 '동맹 복원'까지 읊조리던 이명박 정부가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아프간 파병문제를 두고 미국과 엇박자를 연출했습니다. 코미디 영화에나 나올 법한 장면 같기도 합니다.

잠시 돌아보면,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말들 때문에 아프간 파병은 국민의 여론이 집중되는 민감한 문제 중 하나였습니다. 미측은 지난달 31일 정상회담 관련 백악관 보좌관 브리핑에서 아프간 지원 문제가 주요 논의 사항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 4일 서울로 향하는 기내 기자회견에서도 "한국이 아프간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보기를 원한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한국 정부는 미국이 독도 표기를 '원상회복'시켜준 것과 쇠고기 '추가협상'에 응했다는 것에 감격 또 감격하며 미국에 큼직한 양보를 할 태세였습니다. 당연하게도 정상회담에서 아프간 파병이 거론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았고, 한국 국민의 시선도 집중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런 해프닝까지 벌어지자 여론이 알게 모르게 술렁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인터넷에는 양국 정상의 기자회견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돌아다닌다고 합니다.(궁금하면 클릭!) 한 번 속지 두 번은 속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 쇠고기 협상에서 이명박 정부의 새빨간 거짓말을 경험한 국민들은 이번에도 진상을 궤뚫어볼 것입니다.


ps. 아프간 재파병 문제에 관해서는 다음 글을 함께 참조하십시오.

      아프간 재파병과 이명박 정부의 말장난 (2008/05/10 파병철회네트워크)     

2008/08/06 22:34 2008/08/06 22:34

■ 8월 5일 부시 방한

부시 미대통령이 8월 5일 지난 4월 미국에서 가졌던 한미정상회담의 답방형태로 방한한다. 이번에도 미국은 한국에 갖가지 무리한 요구를 들이밀 것으로 예상된다.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보좌관이 "한미 정상은 그간 이뤄진 (양국관계의) 인상적인 발전과 주한미군의 (지위) 변경문제는 물론 한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세계 다른 지역의 평화구축을 하는 일에 미국과 동참하는 문제 등 21세기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점으로 볼 때 이라크 파병 연장과 아프간 재파병에 대한 압박도 빠지지 않을 듯하다.

李대통령-부시, 6일 한미정상회담 개최(2008년 8월 3일 연합뉴스)

■ 미국, 이라크에 대량 무기 판매 추진

미국 국방부는 이라크 정부에 모두 24억달러(약 2조4천억원)에 이르는 군수장비를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이번 무기 판매가 성사되면 주 계약자는 보잉사 또는 텍스트론의 벨 헬리콥터사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를 빌미로 전쟁을 일으킨 미국이 결국엔 미국 군수업체의 배만 불려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美 국방부 "이라크에 24억달러 무기판매 추진"(2008년 8월 1일 연합뉴스)

■ "미국은 한 물 갔다. 우리끼리 뭉치자"

지난 29∼30일 동안 이란 테헤란에서는 15차 비동맹운동(NAM) 장관급 회의가 진행됐다. 회의에서 무하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강대국들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며 비동맹 국가들이 뭉치자고 연설했고 최종 합의문에는 이란의 핵 문제와 관련, 이란의 평화적 핵 에너지 이용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체택됐다.
한편 비동맹회의 최종합의문에는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선언 그리고 남북 사이의 공동성명과 합의들에 따라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에 지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이란 대통령, NAM 회의서 "우리끼리" 강조(2008년 7월 30일 연합뉴스)
비동맹국가들, 이란 핵프로그램 지지(2008년 7월 31일 연합뉴스)

2008/08/03 20:13 2008/08/03 20:13

미국과 이명박 정부가 아프간 파병 문제를 가지고 말장난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진짜 '장난'이 아니라, 국민을 우롱하고 국익을 해치는 속임수라는 데 있습니다.

지난 3월 말, 미국이 다양한 경로로 한국에 '아프간 재파병' 압력을 넣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한국인 집단 피랍사태를 겪고 나서 파병부대가 철수한 지 4개월만에 '재파병' 이야기가 나왔다는 소식은 사뭇 충격적이었지요. 당시 밝혀진 바에 의하면 미국 측에서는 지난 1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특사로 미국을 방문한 정몽준에게 "아프가니스탄 군과 경찰을 훈련시킬 요원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미국의 요청에 따라 정부가 아프간 재파병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당연히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아프간에 덜컥 파병했다가 한국인이 다시 피랍이라도 되는 날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국민 정서였지요. 자연히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이라크와 아프간 파병 문제가 어떻게 다루어질지에 시선이 모였습니다. 

그러나 한미정상회담 후 이명박 정부는 파병 문제가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사실은 정부의 공식 발표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도 의심스럽습니다만). 하지만 이명박은 미국에서 날아온 직후 한미정상회담 후속조치에 '아프간 경찰훈련 참여 검토'를 집어넣음으로써 본심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희한하게도 "전투와 공병 등 군부대 파견이 아닌 만큼 재파병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강변하기 시작했고, 이후 경찰 10여명을 파견한다는 안을 내놓으면서도 끊임없이 '재파병'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청와대가 후속조치를 내놓던 시기와 비슷한 4월 24일, 미국에서는 한미정상회담 이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첫 의회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미 의원들은 이번에도 한국이 아프간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에 관심을 보였고, 증언에 나선 알렉산더 아비주 국무부 부차관보는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한국이 많은 나라와 지역에서 (군사적) 도움을 주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Understandably, there is going to be limit on how many countries or how many places South Korea will be able to lend assistance to.)

강화된 협력관계와 동맹관계 하에서 우리는 가장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지역과 관련해 한국과 협의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One of the things we look forward to, as part of this enhanced partnership, in this enhanced alliance, is to consult with South Korea on areas that need the most help.)

위 발언을 보면 아비주 부차관보 역시 한국이 아프간에 '재파병'을 하리라는 기대를 품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 아프간에 대규모 군대를 보내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미국도 잘 알고 있겠지요. 발언만 놓고 보면 한국이 이라크에서 무언가 해 주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한국 정부의 주장을 살펴봅시다. 다음은 5월 1일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경찰 파견 문제에 대해 내놓은 답변입니다.

일단 아프간 재파병 문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경찰을 보내는 것이 재파병은 아니다. 현지 기지내에 있는 경찰학교에 훈련요원, 교관을 보내는 것이지 군 활동이 아니다. 경찰훈련 참여를 포함한 아프간 지원문제는 가능성과 필요성 및 관련 여건 등 제반상황을 감안해 종합 검토해 나갈 것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의 논리는 아프간에 경찰을 보낼 계획이지만 '재파병'이 아니니 괜찮지 않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지난 1월 정몽준 특사가 받아온 요구사항 역시 '아프간 군과 경찰을 훈련시킬 요원 파견'이지 않았습니까? 정부가 말하는 '재파병'이 다산부대와 동의부대를 아프간에 되돌려보내는 수준의 대규모 파병을 뜻한다면 그런 '재파병 요구'는 애초에 없었다는 겁니다. 설사 미국이 그런 요구를 했다 해도 아프간 파병만큼은 한국 정부가 국민의 정서와 여론을 내세워 얼마든지 거절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재파병이네 아니네 하는 이야기는 국민을 상대로 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습니다.

파병 문제는 규모의 문제가 아닙니다. 군이냐 경찰이냐가 중요한 것도 아닙니다. 가치의 문제이며, 군사주권의 문제이며, 우리에게 미국은 무엇이며 진정한 국익은 무엇이냐라는 물음에 대답하는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대규모든 소규모든, 군사적 지원이든 다른 어떤 지원이든, 아프간이든 이라크든 우리의 대답은 같습니다.

파병은 절대로 안 됩니다!

우리가 미국의 장기 침략전쟁에 부역하며 침략군, 점령군의 오명을 덮어쓸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라크의 자이툰부대는 조속히 철군해야 하며 아프간에 재건팀(PRT)과 경찰을 보내는 계획 역시 백지화하는 것이 옳습니다.

2008/05/10 17:20 2008/05/10 17:20

이미 여러차례 언론에 보도되었 듯이 최근 미국의 경제상황은 아주 어려운 상황입니다. 베어스타즈 같은 미국 유수의 기업들이 도산을 하기도 했고, 이라크 전쟁과 아프간 전쟁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미국의 재정적자는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미국의 2008 회계연도(2007.10~2008.9) 상반기에는 재정적자가 사상 최대치인 무려 3천110억달러(약 3백9조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기사 1) 美 상반기 재정적자 사상 최대 3천110억달러 
 이라크 전비, 경기 침체 때문. 한국에 무리한 요구 급증 (2008/04/23 뷰스앤뉴스)


이러한 미국내 상황과 무관하지 않게 미국은 이명박 정부에 아프간 재파병, 주한미군 주둔군 부담비 중액 등 각정 재정부담을 떠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그러한 미국의 요구에 나서서 들어주고 있는 형편입니다.

지난 방미 이후, 이명박 정부는 적극 부인하고 있지만 방위비 분담금과 이라크와 아프간 파병에 대한 이면합의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방미 직후, 정부에서는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재파병한다거나, 경찰을 파견한다는 내용이 제기된 것을 보면 이러한 이면합의설이 억측은 아닐 것입니다.

(기사 2) [한미정상회담]파병 연장 · 분담금 인상 양보하나
동맹 유지 대가로 양측서 이면합의설 나돌아 (2008/4/20 경향신문)


'경제' 하나만큼은 확실히 살리겠다고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
한국이 아닌 미국의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이었나요.

2008/04/24 02:12 2008/04/24 02:12